너에게 보내는 편지
얘야,
어쩔 수 없이
떠난다는 것으로 많이 슬퍼하고
가슴 아파했겠구나.
너를 보내는 괴로움을 잊기 위해
얼마나 더 많은 눈물을 흘려야 하는지
침묵하시는 하느님에게
자꾸자꾸 묻고 있단다.
얘야,
누워만 있으니
배 많이 배고팠지?
왜 말이 없니?
정신 좀 차려라.
대답이 없는 거를 보니까
너도 떠나는 것이 괴로워서
아예 말을 못 하는가 싶구나.
얘야,
오늘은 겨울비가 진종일 내렸단다.
슬픔이 굽이치는 눈물 속으로
빗물도 사정없이 들이치는구나.
기저귀 갈아끼며 너의 울음을 담아내던
그 시절 그 빈 자리에
내가 쓸쓸히 눌러앉아
빗소리에 너의 목소리를 느껴본단다.
아들아,
눈치 없는 이 녀석아,
네가 먼저 누나를 만나게 되는구나.
누나에게 안부 전해라.
2023. 12. 14.
( 위 2편 사진은 충남 당진 성 김대건 안드레아 성지의 둘레길에 게시된 어느 작가님의 작품입니다 )
당분간 블방을 쉽니다.
빠른 시일내에 찾아 뵙겠습니다.
그간 블방을 방문해 주시던 님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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