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안에 없어질 그림자들 / 가별
눈발이 쏟아지자
어두운 그림자들이 단단한 기억 속으로 사라졌다.
가을 이파리들이 색깔을 갈아 끼워 휘파람을 불기까지
나는 단순한 그림자였다.
불 꺼진 겨울,
눈발이 쏟아져 모든 길은 지워졌다.
아픈 기억이 묻힌 자리에 나무들이 하얗게 쓰러져갔다.
고통의 몇몇 그림자는 이미 고독의 강을 건너갔다.
남겨진 기억들은 어디로 가야 하는가.
갈 곳 없이 정체된 그림자들,
잃은 사랑을 찾아 벌판의 눈발을
두고두고 삼키는 강을 살펴본다.
낯선 거리에서
흩어진 모든 기억은 강가로 몰린다.
한때 절망에 부닥친 앳된 별들이
푸르게 떨어지던 강물은 청결해졌다.
내 가슴에서 새어 나오는 어둠이 말끔해지기까지
쏟아낸 눈물이 얼어붙는 허공, 그 고통 깊숙이
끝끝내 묻혔어야 할
통한의 그림자들,
불 꺼진 신호등이 온기를 다 빼내도록
내 안의 모든 기억은 아직도 귀가하지 않는다.
[ 덧붙임 ]
자신의 잘못을 감추기 위해
내 딸을 비통한 죽음으로 몰아간 서울에 있는 조원장,
지금도 인간의 탈을 쓰고 진료하고 있는지...
그 자의 개과천선을 위해 이 글을쓴다.
'평생 지고 갈 그리움'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당분간 쉽니다) 허공에 뜬 편지... (24) | 2023.12.19 |
---|---|
(그 해 겨울) 새들의 눈물이 뜨거워 지던 밤. (1) | 2022.09.24 |
추억의 거리에서... (0) | 2022.09.24 |
부서질수록, 사랑이란(찢겨 한 올 거죽 없이 푸르던 날에) (1) | 2022.09.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