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어떻게 담을까,
너를 어떻게 보낼까,
하여 마냥 보낼 수 없는 봄날애...
네 옆에 바람 한 점,
고요히 고개 숙여 가는 어느 날이었지...
너를 처음 보았을 때
왠지 낯 설치가 않더라니...
세월을 가르는 작달막한 체구의 호수에도
기어코 봄날이 오고 말았다.
꽃샘바람에 수없이 부딪치고 부딪치면서
어디든 날아갈 수 있다는 착각 속에 꽃잎을 피웠으리라.
꽃을 피워내는 어투가 서툴수록
꽃은 아름답게 피어난다.
서로가 각자의 등을 떠밀어 주는 늦봄에는
서로가 한 치도 밀리지 않을 생이별 앞에서
무딘 꽃잎을 쑥쑥 올리던 열정과 패기에 따라
그리움은 단단해진다.
이따금 밑 빠진 독의
희열을 꺼내듯...
나무들이 울음을 죽이고 피워낸 꽃들이
그리움에 사무쳐 꽃잎을 날리는 날에는
이내 벚꽃으로 한 번 더 가슴을 태우나니,
하늘이 너무 푸르다고 벚꽃이 자지러지던 어느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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