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평창 대관령양떼목장 )
당신은 안개의 뒷모습을 보셨는지요/가별
안개의 긴 여정은
길이 멀수록 완벽했다.
가벼운 발걸음으로
거구의 대관령을 순식간에 삼키고도
울음 우는 안개를
어찌 달래야 할지
나는 안개와 함께
어느 능선에 정박 중이다.
흐르는 자는 머물 수가 없기에
머물지 않으면 이룰 수 없다는
안개가 연민을 느끼는
혼백의 소리가 들려온다.
멀리 돌아온 길,
오도 가도 못할 그리움에
자연 속의 또 다른 현실을
안개가 토로한다.
언제부턴가
안개는 뒷모습을 보이지 않으려
제 몸을 자꾸자꾸 흔들면서
슬픔을 잊는다.
울음을 길게 남긴
안개가 지나간 길 위에는
너덜거리는 신발들이
쏟아져 내린다. -끝-
안개가 이 곳을 유별나게 집착해서인지
안개가 지나가면 곧바로 다시 또 흐르는...
흐르지 마라, 안개여,
그리움의 산정에 저녁달이 떠오르면
산새들의 여행을 위해
숨겨진 빛을 내리리니,
어쩌다 안개로 태어나
슬픈 노래로 떠나가는 그대여,
너의 아픔을 섬섬옥수 거둔 날에
남겨진 그리움은 다 어이하랴.
가지마라, 안개여,
그리움의 산정에 저녁달이 떠오르면
너의 아픔을 위해
숨겨진 빛을 내리리니,
돌아오라 안개여,
즐겁게 보셨길 바랍니다.
방문에 감사합니다.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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