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수지1 그대 앞에서 눈은 왜 하얗게 내리는가/이원우 그대 앞에서 눈은 왜 하얗게 내리는가. 글 / 이 원우 그대여 밤눈이 그친 곳에서 우리는 만나지 말자 했었지. 어두워지는 저수지 벤치에 앉아 바다를 그리워하며 철없이 울어보자 했었지. 기다리는 날엔 눈발만이 더욱 날리고 저수지 물속으로 쓸쓸히 박힌 등불을 꺼낼 수 없는 밤에는 하얀 눈이 슬퍼졌지요. 그대가 그리울수록 멀리 카페의 백열등은 잠들지 않고 눈은 왜 하얗게 쏟아져 내리는지. 돌아서는 발자국만 선명히 찍혀집니다. 하나씩 둘씩 뒤를 잇는 발자국들이 가슴을 치며 던지는 말이 있습니다. 가슴을 열어젖힌 저 저수지는 어쩔거여. 너무 멀리 걸어온 밤길, 흰 눈을 뒤집어쓰고 한없이 울었습니다. 이후로는 비 오는 밤에 그대를 그리워하기로 했습니다. 그대 앞에서 눈은 왜 하얗게 내리는가. 글 / 이 원우 그대여.. 2023. 1. 12.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