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날에 비에 다 젖지 못한 아쉬운 그리움을
오늘에야 흰눈에 대고 온 몸을 싹싹 비벼 본다.
설국은 먼 나라로만 여겨졌던 곳,
윗세오름을 그저 설레이는 마음으로 오르고 또 오르는 새 삶과 같은 멋진 시간을 보낸다.
자연은 신비스러워야 사람을 끌고
사람은 아름다워야 그리움이 넘쳐 난다지....
현실을 지양하는 자연 속의 한 사람이 되었을 때
꿈에 그리던 그리움이 미래의 휘파람 소리가 되어 들려 온다.
눈이 쌓인 산 아래를
멀리 내다 볼 수 있는 곳을 찾아가는 즐거움은....
독야청정 기다리던
그리운 사람이 어디쯤 오나 볼 수 있기에
그렇다.
첫눈 / 이정하
아무도 없는 뒤를
자꾸만 쳐다보는 것은
혹시나 네가 거기 서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이다.
그러나 너는 아무데도 없었다.
낙엽이 질 때쯤
나는 너를 잊고 있었다.
색 바랜 사진처럼
까맣게 너를 잊고 있었다.
하지만 첫눈이 내리는 지금,
소복소복 내리는 눈처럼
너의 생각이 싸아하니
떠오르는 것은 어쩐 일일까.
그토록 못 잊어 하다가
거짓말처럼 너를 잊고 있었는데
첫눈이 내린 지금,
자꾸만 휑하니 비어 오는
내 마음에 함박눈이 쌓이듯
네가 쌓이고 있었다.
( 촬영일 : 2020년12월 )
한라산 남벽이 보인다.
벌써 다왔나 싶다.
어쩌다 이리 좋은 곳을 오게 됐는지 남벽은 모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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