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한1 세월은 과거를 말없이 보내지 않는다. 내 안에 없어질 그림자들 / 가별 눈발이 쏟아지자 어두운 그림자들이 단단한 기억 속으로 사라졌다. 가을 이파리들이 색깔을 갈아 끼워 휘파람을 불기까지 나는 단순한 그림자였다. 불 꺼진 겨울, 눈발이 쏟아져 모든 길은 지워졌다. 아픈 기억이 묻힌 자리에 나무들이 하얗게 쓰러져갔다. 고통의 몇몇 그림자는 이미 고독의 강을 건너갔다. 남겨진 기억들은 어디로 가야 하는가. 갈 곳 없이 정체된 그림자들, 잃은 사랑을 찾아 벌판의 눈발을 두고두고 삼키는 강을 살펴본다. 낯선 거리에서 흩어진 모든 기억은 강가로 몰린다. 한때 절망에 부닥친 앳된 별들이 푸르게 떨어지던 강물은 청결해졌다. 내 가슴에서 새어 나오는 어둠이 말끔해지기까지 쏟아낸 눈물이 얼어붙는 허공, 그 고통 깊숙이 끝끝내 묻혔어야 할 통한의 그림자들, .. 2022. 9. 24. 이전 1 다음